국내 증시에 새로 이름을 올린 중국 기업들이 앞다퉈 주주친화 방안을 내놓고 있다. 과거 분식회계 등으로 신뢰를 잃었던 중국 기업에 대한 인식을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 트랙터용 휠 제조업체인 골든센츄리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연말 현금배당을 소액주주에게만 지급하는 차등배당을 결의했다. 전체 주식의 72%를 보유한 주요주주 4명은 배당금을 받을 권리를 포기했다. 배당금 총액은 415만위안(약 7억원), 작년 순이익의 5% 수준이다. 소액주주들이 받는 실질적인 배당성향(순이익 중 현금 배당금의 비중)은 18%로, 코스닥 상장사 최근 3개년 평균 배당성향인 14%를 웃돈다.

주승화 골든센츄리 사장은 “상장 과정에서 회사를 신뢰해준 주주들에게 이익을 돌려주기 위해 차등배당을 결정했다”며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배당을 늘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골든센츄리 주가는 7000원 안팎으로 지난 10월 상장 당시 공모가 3500원의 두 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상장한 다른 중국 기업들도 이익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1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상장한 중국 기업인 크리스탈신소재는 매년 순이익의 15%가량을 배당하겠다고 공언했다. 자동차 전장 부품업체인 로스웰과 완구업체인 헝셩그룹도 올해 순이익의 15~16%를 현금 배당하겠다고 발표했다.

해외에 거점을 둔 상장사의 약점으로 꼽히던 투자자와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헝셩그룹과 크리스탈신소재, 화장품업체인 오가닉티코스메틱은 지난달 서울 여의도에서 유진투자증권 주관으로 합동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기업공개(IPO) 담당자는 “중국 기업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한 행보”라며 “과거에 비해 회계 투명성도 좋아져 중국 기업들에 대한 불신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기업의 국내 상장은 올해 모두 6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