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한신기계가 외국계 투자회사의 공격적 지분 매입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 위기에 놓였다. 양측이 앞다퉈 주식을 추가 매입하면서 지분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최영민 한신기계 대표는 이달 들어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보통주 189만3930주를 매수했다고 지난 16일 공시했다. 취득 단가는 주당 평균 2640원이다. 이에 따라 최 대표의 지분율은 기존 12.78%에서 18.62%로 늘었다.

최 대표가 갑작스럽게 지분을 늘린 것은 외국계 투자회사인 스털링그레이스인터내셔널이 적대적 M&A를 시도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조세피난처인 케이맨제도 소재 미국계 투자회사로 알려진 스털링은 지난해 말 이 회사 지분 약 5%를 사들인 이후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 왔다. 최초 5% 지분 공시에는 지분 취득 목적을 단순 투자로 명시했다.

그러나 최근 대주주 지분율이 낮은 점을 노린 적대적 M&A 성격의 지분 매입으로 돌아섰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최 대표 지분율은 지난달 이전까지 12.78%에 불과했다. 특수관계인 지분을 포함해도 15% 수준이다. 스털링은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장내에서 지분을 추가 매입해 14%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최 대표가 이번에 지분을 대거 확대하자 이달 들어 6만4215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했다고 또다시 공시했다. 현재 스털링 지분은 14.19%다. 최 대표와의 지분 차이는 약 4.43%포인트다.

최 대표의 추가 지분 매입을 계기로 지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스털링은 2014년에도 또 다른 상장사인 대창단조 지분 1%를 매입한 뒤 주주 제안에 동참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행동주의 펀드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 왔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스털링이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경영권 공격까지 나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며 “대주주 지분이 많지 않고 주가가 단기 급락한 상장사들은 적대적 M&A 타깃이 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