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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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인 AP시스템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장비 수주가 늘면서 실적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AP시스템이 남은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뒤 2018년까지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지주회사 전환 등을 감안하면 주가 상승 여력도 있다는 분석이다.

AP시스템은 16일 오후 1시54분 현재 코스닥시장에서 전날보다 250원(0.90%) 오른 2만81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넉 달여 새 64.12% 급등했다. 전날 장중 한때는 2만8400원까지 뛰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처럼 주가가 치솟은 것은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올린 덕분이다. 주요 고객사에 장비가 본격적으로 공급되면서 지난 3분기 매출 1292억원과 영업이익 112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각각 42.2%, 143.7% 증가한 것이다.

AP시스템은 실적 개선을 이어가면서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국내외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를 확대하면서 관련 장비 공급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7.4% 증가한 1839억원, 영업이익은 26,044.5% 급증한 18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AP시스템은 이달 들어 두 차례 584억, 1028억원 규모 제조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의 19.95%, 35.08%에 해당한다. 계약 기간은 모두 5개월여 가량이며 상대방은 영업비밀 보호 요청으로 유보됐다.

김병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주 잔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1682억원이지만, 백지 공시를 포함할 경우 60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며 "이를 감안하면 실적 우상향 추세는 적어도 201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는 점도 기대 요인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14일 인적분할을 결정했으며 전날 재상장 심사요건 충족을 통보받았다고 공시했다.

인적분할을 통해 APS홀딩스와 AP시스템으로 나뉘며, 이들은 각각 자회사 지분 관리·투자,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 등을 맡게 된다.

회사 측은 사업 부문별로 역량을 집중하고 경영 효율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을 거치면 시가총액 합이 기존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으로 지배구조 우려도 완화될 전망이다. AP시스템은 정기로 대표이사 지분율이 8.93%(9월 말 기준)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시장은 취약한 대주주 지분과 경영권 불확실성 문제를 우려해왔다"며 "지주사로 전환하면서 경영권, 지배구조 강화가 예상되며 이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