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미국의 내년 금리 인상이 두 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는 15일 새벽(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면서 기준금리를 연 0.50∼0.75%로 1년 만에 0.25%포인트 올렸다.

연준 위원들은 또 앞으로 금리가 얼마나 오르고 내릴지 개인적인 생각을 반영한 '점도표'를 통해 내년에도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은 내년에 미국이 금리 인상을 두 차례만 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을 시사했으나 도널드 트럼프가 이끄는 새 행정부의 경제 정책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높아 예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구혜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애초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은 생겼으나, 인상 속도는 트럼프 정부의 재정정책이 얼마나 빠르게 현실화할지에 달려 있다"며 "특히 최근 달러화 강세는 미국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이유를 들어 내년 미국의 금리 인상이 두 차례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트럼프 정부의 재정과 경제 정책이 경제전망을 바꿔놓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 정책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 이르다고 지적했다.

노동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금상승이 물가를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신호도 아직 없다고 했다.

변지영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두 차례 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하면서 "연준이 그동안 선제적 물가 대응보다 경기성장 모멘텀을 유지하면서 신중한 입장을 보여온 점을 고려하면 다음 금리 인상까지 경기 여건과 정책의 영향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와 시중 금리 상승이 미국 경제에 어느 정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지도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심은 내년 1분기 시장금리 상승을 자극해 자산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다"며 "자산가격 조정이 진행되면 경기에도 부담을 줄 수 있어 연준의 통화정책이 12월 FOMC에서 제시된 점도표를 따라가진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달러화는 미 연준과 일본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 간 통화정책이 차별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2014년 하반기 이후 가파른 강세 행진을 하고 있다.

이번 12월 금리 인상 후 달러 인덱스는 102선을 돌파해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승훈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달러화는 내년에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며 "연준은 내부적으로 고압경제(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물가가 오르는 현상)를 용인하면서 내년에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쪽으로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향미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 정책이 인플레이션 상승에 우호적이고, 현재 공석인 2명의 연준 이사 임명 가능성도 있다"며 새 미국 정부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