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2월14일 오후4시12분

CJ그룹이 미국 냉동식품업체 벨리시오의 인수를 공격적으로 추진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1조원이 넘는 과감한 ‘베팅’에도 불구하고 태국계 기업에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달 벨리시오 인수 본입찰에 참여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채 탈락했다. 태국 재계 1위 CP(차른뽁판)그룹 계열사가 10억8000만달러(약 1조2600억원)를 적어내 새 주인이 됐다.

벨리시오는 미국 내에서 보스턴푸드, 칠리스 레스토랑 등 체인 업체에 냉동 조리 식품을 공급하는 회사다.

CJ제일제당은 2010년에도 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자문사를 선정하기도 했다. 올해 다시 벨리시오가 매물로 나오자 물밑에서 인수를 추진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CJ는 미국 식음료 시장 공략을 위해 벨리시오를 눈여겨봤다”며 “이 업체가 냉동식품 분야에서 공고한 영업망을 갖고 있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CJ도 막판 1조원이 넘는 금액을 써냈다. IB업계 등에서 적정 가격으로 제시한 7000억~8000억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매각 측이 프로그레시브 딜(경매 호가 입찰)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면서 CJ도 두세 번 입찰 가격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조2600억원을 제시한 태국 기업에 밀렸다.

업계 관계자는 “CJ가 적정 가격의 50% 이상의 프리미엄을 주고 사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면서도 “대한통운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이 넘는 가격을 써낼 정도로 인수에 몸이 달았던 거래인 만큼 아쉬움도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