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앞두고 상승세 탄 LG화학, LG생명과학 주주 마음 녹일까
LG생명과학과의 합병을 앞둔 LG화학 주가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성장에 대한 기대로 반등하는 LG화학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고민 중인 LG생명과학 주주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8일 LG화학은 3.28% 오른 25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달 24일 최근 1년 내 최저가(21만9500원)까지 추락했던 주가는 이후 10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14.81% 뛰었다. 올 4분기 석유화학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배터리 사업의 흑자전환 전망에 외국인 투자자(803억원)와 기관투자가들(684억원)의 순매수가 동시에 몰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는 지난 6일 LG화학의 목표주가를 36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폴리염화비닐(PVC)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좋고 전기차 배터리 등 2차 전지사업 부문에서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LG화학에 대한 눈높이 상향 조정은 LG생명과학과의 합병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G화학으로의 흡수합병 기일(내년 1월1일)을 앞두고 LG생명과학 주주들은 오는 19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격은 6만7992원으로 8일 LG생명과학의 종가(6만4000원)보다 높다. 하지만 LG화학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한다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는 대신 합병비율(LG화학 대 LG생명과학=1 대 0.26)에 따라 LG화학 신주를 받을 수 있다.

LG생명과학 지분 10.59%를 보유한 국민연금을 비롯한 소액주주들이 대거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택해 청구권 규모가 3000억원을 넘어가면 합병이 무산될 수도 있다. 합병이 취소되면 LG생명과학 주주들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합병 무산 결정 후엔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4년 11월 1조6000억원이 넘는 주식매수대금 지급 부담으로 합병에 실패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