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삼성전자…심화되는 '지수 착시'
삼성전자 주가가 처음으로 177만원 고지(종가 기준)를 밟았다. 지난 1일(174만9000원) 이후 4거래일 만에 다시 쓴 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로 지나치게 수급이 쏠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7일 1.37% 오른 177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2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178만원대 진입을 코앞에 뒀다. 전날은 62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기관투자가가, 이날은 809억원어치 ‘사자’ 주문을 낸 외국인이 상승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의 강세를 기반으로 전날 1980선을 넘어선 코스피지수는 이날 0.10% 오른 1991.89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 덕에 지수를 방어했지만 높은 삼성전자 의존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날 종가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249조2838억원)은 250조원에 육박했다. 코스닥시장 1203개 종목의 시가총액 합(185조5022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삼성전자가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19.01%, 삼성전자 우선주(29조1086억원)까지 합치면 21.3%에 이른다.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지수 왜곡 현상을 유발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도 장은 강보합으로 마쳤지만 상승한 종목(317개)보다 하락한 종목(505개)이 많았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을 삼성전자가 주도하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업종이나 종목이 외면받고 있다”며 “외국인 주도의 지나친 수급 쏠림 현상은 중장기적으로 코스피지수 상승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