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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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이후 강세를 보여온 달러화 가치가 다음 주부터 한풀 꺾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실시된 헌법개정을 위한 국민투표가 부결된 탓에 유럽 중앙은행(ECB)과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회의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대응책이 등장,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달러 지수는 최근 한 달 새 약 2.71%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감세 정책 등이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전날(5일)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가 부결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오는 8일과 14일 각각 유럽과 미국에서 개최되는 통화정책회의 이후 대외 불안감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며 "이에 발맞춰 국내 증시 역시 훈풍을 맞으며 반등에 나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가장 먼저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QE, 2017년 3월 종료)가 연장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가능해지는 동시에 달러 강세도 주춤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强)달러 국면에선 외국인투자자들이 환차손 우려에 국내 증시로 자금을 덜 집행하게 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국민투표가 부결됨에 따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종료시점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진 반면 다음주 FOMC 회의에서는 내년 정책금리 전망을 크게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낮아졌다"며 "이는 달러 강세에 제동이 걸린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단기적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은 또 있다. 중국 등 신흥국 경기 회복세가 그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이벤트 종료 이후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 경기 반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달러 강세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정책이 구체화되는 내년 1월말까지 달러 강세가 소강 국면에 놓일 수 있다는 점도 신흥국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달러화가 진정되면 국내 증시도 반등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심리가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달러화지수의 신고가 행진이 멈추면 곧바로 이머징통화지수의 하락세가 둔화될 수 있다"며 "이는 연말 주가 회복의 모멘텀(동력)이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서 연구원도 "국내 증시는 선진국 중앙은행의 비둘기(통화완화)파적인 태도에 힘입어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무엇보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 역시 높아지는 상황을 감안할 때 코스피(KOSPI)지수의 2000선 회복은 어려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