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해 증권회사들의 재무건전성을 점검하고 나섰다. 채권금리 급등(채권가격 하락)으로 기존에 투자한 채권의 평가손실이 크게 불어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미국이 연말께 정책금리를 올린다는 전제로 시나리오별 스트레스테스트(유동성·건전성 위험평가)를 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국내 금리 상승폭에 따라 증권사들의 채권 평가손실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등이 주요 평가 대상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100bp(1bp=0.01%포인트) 상승부터 최대 300bp 상승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가정하는 등 강도 높은 모니터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우려가 선반영되면서 증권업계의 지난 3분기 채권이익은 2분기보다 1조269억원 급감한 6699억원에 그쳤다. 미국 대선 이후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4분기에는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미국 대선 투표일인 지난 8일 연 1.402%에서 25일에는 1.811%로 급등하며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금리 인상에 대비해 합동 비상금융상황대응팀을 꾸려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밀착 점검하고 있다. 금융시장 안정이 유지되도록 점검하고 필요하면 시장안정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이유정/서기열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