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보유비중 증가 상위 20종목 평균수익률 4.58%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 이후 외국인 보유 비중이 증가한 코스피 종목들은 짭잘한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대신증권이 미국 대선이 치러진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가장 많이 증가한 상위 20개 종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4.5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86%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몰린 종목들이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둔 셈이다.

20개 종목 가운데 수익률이 상승한 기업은 절반이 넘는 13개였고, 이 가운데 5종목은 10%가 넘는 수익을 올렸다.

다만 외국인 보유 비중 증가폭과 수익률이 비례한 것은 아니었다.

DSR제강은 해당 기간 주가가 15.91% 올라 가장 성적이 좋았는데, 외국인 비중은 0.89%포인트 늘어 20개 종목 가운데 16위에 그쳤다.

이어 수익률 상위 그룹을 형성한 한화테크윈(15.57%), 세아제강(11.59%), 동국제강(11.05%), 두산인프라코어(10.58%)도 외국인 비중 증가세는 종목별로 달랐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비중 증가폭이 가장 컸던 종목은 두산인프라코어였다.

이 기간에 2.09%포인트 증가해 보유 비중이 13.06%로 높아졌다.

인프라 투자확대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가 깜짝 당선되면서 단번에 '트럼프 수혜주'로 묶인 영향으로 보인다.

반면에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 족집게'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외국인들이 손댄 종목의 수익률은 더 나빴다.

외국인 보유 비중 증가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9.54%로 코스닥 지수(-2.38%)에도 한참 못 미쳤다.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주가가 뛴 곳은 5개에 불과했다.

외국인 비중이 1.12%포인트 증가한 KG ETS(9.86%)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사람인에이치알(7.41%·1.8%p↑), 브리지텍(3.68%·1.68%p↑), 심텍(3.32%·2.64%p↑)은 그나마 선방했다.

유니트론텍은 외국인 비중이 4.52%포인트 늘면서 코스닥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지만, 주가는 이 기간에 18.50% 급락했다.

김세찬 대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외국인 자금 이탈로 국내 증시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일부 기업 주가는 외국인 보유비중이 늘어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