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포스코 반등 비결은 '주주친화 경영'
‘최순실 게이트’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선거 승리로 주식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주주친화 방안을 내놓은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불안정한 수급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에 나선 네이버와 SKC, 분기배당제를 도입한 포스코 등이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지난 18일 이후 4거래일 동안 6.7% 올랐다. 이달 8일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와 대립각을 세웠던 페이스북 아마존 알파벳 등 미 인터넷 기업 주가가 급락하면서 네이버도 내리막길을 걸은 뒤 ‘V자’를 그리며 반등하는 모습이다.

네이버의 반등에는 자사주 매입이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는 내년 1월26일까지 자사주 2759억원어치(보통주 32만9627주)를 매입할 것이라고 지난달 26일 발표했다. 네이버는 미 대선 이후 본격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며 주가 방어에 나섰다. 지난 8일 이후 23일까지 외국인 투자자가 팔아치운 물량(순매도액 1442억원)을 자사주 매입으로 받아내며 주가를 떠받쳤다. 자회사 라인이 일본 도쿄 주식시장에서 15일 이후 10% 가까이 오른 것도 네이버 주가를 상승 궤도로 돌렸다는 평가다.

SKC는 지난 12일 538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한 이후 7% 올랐다.

올해 분기배당제를 도입한 포스코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주당 750원, 총 60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하기로 했다. 2012년 3분기 이후 4년 만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이 배경이다. 포스코의 3분기까지 분기 및 중간 배당 규모는 총 1800억원(주당 2250원)으로 작년보다 12.5% 늘어났다. 적극적인 배당이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주들은 10월 이후 15.9%에 이르는 주가 상승과 함께 짭짤한 ‘보너스’까지 받았다.

기아자동차는 지난 9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놓았고 KT&G는 올 연말 배당액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휴젤과 보톡스 균주 출처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메디톡스는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17일부터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은 주가 방어의 효과가 있다”며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타려면 실적 개선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