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급등에 대응 조치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금융시장에서 금리가 급등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자 한국은행이 대규모 국고채 매입을 통해 대응에 나선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금리와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일단 국고채 매입을 통해 국고채 금리를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다.

한국은행은 오는 21일 국고채 6종목 1조5천억원 어치를 경쟁입찰 방식으로 단순매입한다고 18일 밝혔다.

대상 종목은 국고채 20년 경과물 13-8호, 국고채 10년 지표물 16-3호, 국고채 10년 경과물 14-5호, 국고채 5년 지표물 16-4호, 국고채 5년 경과물 15-1호, 국고채 3년 지표물 16-2호다.

입찰은 21일 오후 2시부터 10분간 진행된다.

증권인수 및 대금결제일은 23일이다.

한국은행이 공개시장운영 방식으로 국고채권을 매입하기는 작년 10월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하지만 작년엔 환매조건부증권(RP) 대상증권을 확충하기 위한 매입이었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국고채를 대량 매입한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 관계자는 "최근 불확실성이 커진 채권 시장을 안정화하는 차원에서 국고채권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시중 은행장들과 금융협의회에서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확산되면 적극적으로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은이 국고채 매입을 통해 금리 급등에 대응하기로 한 것은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금융시장의 불안감과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자 대규모 경기 부양정책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미국의 시장금리가 급격히 상승했고 그 여파로 국내 채권 시장의 국고채 금리도 상승해 연중 최고행진을 지속했다.

18일 채권 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2.3bp(1bp=0.01%p) 급등한 연 1.736%로 마감해 7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연중 최고치를 경시했다.

5년물과 10년물, 20년물과 30년물 등도 금리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원/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7.3원 오른 1,183.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8일(1,183.6원) 이후 5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더구나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이 다음 달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금리와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는 더욱 빨라지는 모습이다.

옐런 의장은 간밤 미국 의회 합동경제위원회 증언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금리 인상을 너무 오랫동안 지연시키면 경제가 목표보다 과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갑작스럽게 긴축정책을 할 수도 있다"며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옐런 의장이 의회 연설에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이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하면서 채권 금리 상승을 자극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되지 않고 계속된다면 한은의 대응 조치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추가매입 여부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준비는 하고 있으며 시장의 상황을 봐가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노재현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