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반도체·운송·결제주, 미국 블프 시즌 '투자자 지갑' 열 종목
미국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11월25일)를 앞두고 디스플레이·반도체주가 관심 종목으로 떠오르고 있다. 해외 직접구매(직구)가 늘면서 결제·운송·플랫폼 업체 등으로 연말 쇼핑시즌 수혜 업종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와이즈에프엔과 LIG투자증권이 2011~2015년 블랙프라이데이 직전 10거래일간 업종별 평균 주가 등락률을 분석한 결과 디스플레이(6%) 반도체(4%) 정보기술(IT)하드웨어·가전(2%)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주로 TV나 휴대폰 등 전자제품과 관련된 업종이다. 전통적인 블랙프라이데이 수혜주로 꼽혀온 화장품·의류, 필수소비재도 이 기간 평균 2%대의 상승률을 보였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매출이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업종별 주가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5일 블랙프라이데이에서 다음달 크리스마스로 이어지는 기간은 미국의 최대 쇼핑 시즌이다. 미국 연간 소매 판매의 20%가 이때 이뤄진다. 이 기간 매출이 기업 매출에 영향을 주고, 연말 주가 흐름과도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인터넷을 통해 해외 직구를 하는 국내 소비자가 늘면서 블랙프라이데이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를 늘린 품목은 전자제품(42.8%) 컴퓨터(28.8%) 등이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연말 소비 시즌 수혜주로 주로 의복이나 화장품 제조업체가 많이 거론됐지만 최근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이 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IT업체가 8~9월께 신제품과 업데이트 제품을 내놓고 연말 할인을 통해 재고를 처리하는 만큼 이를 감안해 수혜주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쇼핑이 늘면서 연말 쇼핑 시즌 수혜주도 기존 제조·유통에서 해외 결제 및 물품 배송 관련 결제나 운송업체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G이니시스KG모빌리언스, 한국사이버결제 등이 대표적인 결제 관련주로 꼽힌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해외 직구가 늘면서 2014년 이후 연말 쇼핑 시즌에 결제 및 보안 관련주 주가가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배송 관련 운송주도 블랙프라이데이를 계기로 관심을 받고 있다. 4분기는 택배 집화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성수기다. CJ대한통운은 이날 2.93%, 한진은 0.51% 상승했다. 김예은 연구원은 “블랙프라이데이를 시작으로 해외 배송과 관련한 운송업종 주가가 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모바일 쇼핑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광고 관련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국내 모바일 쇼핑 규모는 처음으로 인터넷을 앞지를 전망이다. 전체 광고 매출 중 모바일 비중이 56%에 달하는 네이버, 모바일 광고 제작업체 나스미디어 등이 관련주로 꼽힌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