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 중 하나인 두산밥캣이 코스피에 입성한 첫날인 18일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두산밥캣은 시초가(3만6천원)보다 0.28% 떨어진 3만5천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이는 공모가(3만원)보다는 19.7% 높은 수준이다.

두산밥캣은 기관 수요예측 실패, 일반 공모주 청약 미달 등 우여곡절을 거쳐 상장됐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두산밥캣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재정확대 정책에 따른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동익 현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1조 달러를 도로, 교량, 공항, 철도 등 인프라에 투자하겠다고 밝혀 건설장비 수요를 자극할 수밖에 없다"며 두산밥캣의 목표주가로 4만8천원을 제시했다.

유안타(4만2천원), 삼성증권(3만8천원) 등 상당수 증권사도 두산밥캣의 목표주가를 공모가보다 높게 제시하면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은 2011∼2015년 연평균 4.1%의 매출성장(달러 기준)을 보였고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의 인프라 투자 확대 공약이 현실화되면 두산밥캣은 수혜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장비 전문기업으로,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업체다.

그러나 두산그룹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두산밥캣의 최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는 14.35%나 떨어진 8천180원에 마감했고 두산엔진(-10.22%), 두산중공업(-4.61%), 두산(-3.10%), 두산건설(-3.47%) 등도 동반 하락했다.

두산밥캣 상장과 트럼프 정책의 수혜 기대감으로 최근 두산그룹주가 크게 오른 만큼 두산밥캣의 상장을 계기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두산밥캣의 최대주주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전날 주가는 올해 1월20일 연중 최저가(3천375원)의 3배로 뛰어오른 상태였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 상장은 그룹 순부채의 38%를 차지하는 두산인프라코어의 유동성 우려를 완화할 수 있기 때문에 그룹 전체에 긍정적"이라며 "그러나 두산인프라코아의 최근 주가는 밥캣 상장의 긍정적 효과를 이미 반영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