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의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거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1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472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누적 10조원을 넘어선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달 말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미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외국인 순매도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국채 금리 상승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조달 금리를 높이는 요인이고 달러 강세도 외국인 순매도를 부추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매도 공세를 피할 수 있는 안전지대가 주목받고 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지난 10일 상장 후 5거래일 연속 순매수(1668억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빼면 PBR 1배 미만의 대형 가치주들이 외국인 장바구니에 많이 담겼다. PBR이 1배보다 낮다는 것은 해당 종목 주가가 회사 청산가치를 밑돌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135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포스코의 PBR은 0.52배, 583억원어치를 사들인 하나금융지주 PBR은 0.45배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에 이름을 올린 LG(0.8배) 삼성생명(0.89배) 한화케미칼(0.88배) 등도 PBR이 1배를 밑돌았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저평가된 은행 철강 조선 보험 등과 업황 회복이 기대되는 화학 증권 유통 등이 외국인의 순매도 압력을 견딜 수 있는 안전지대로 꼽힌다”고 분석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