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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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달러화 가치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가 상승 추세에 진입한 만큼,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190원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49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7.05원 오른 1171.85원을 기록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원·달러 환율이 1170원대로 올라선 건 지난 6월 29일(장중 1171.0원) 이후 다섯 달여만이다.

지난달 중순까지만해도 원·달러 환율은 1120~1130원대 범위에서 거래됐다. 그러나 지난달 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트럼프 당선까지 정치적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40원 가까이 뛰어올랐다.

특히 트럼프 당선 이후, 미 달러화의 강세가 심화되며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가치 수준)는 같은 시각 99.49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 1월말 이후 최고 수준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 달러화 강세의 배경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 강화 및 미국 정부의 재정확대 기대감,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가시화 등을 이유로 꼽았다.

서형석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미국 정부의 재정 확대, 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 기대감이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달러화 강세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며 나타나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며 "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한 미국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의 금리인상 확률은 11월초 58%에서 현재 84%로 높아진 상황"이라며 "트럼프의 인프라 및 재정지출 확대로 환율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2월 FOMC회의 이전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당시 수준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브렉시트 이슈가 불거진 지난 6월초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95.6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미 달러화가 상승 추세로 자리잡은 이상 원·달러 환율의 상승 기조는 불가피하다"며 "미 FOMC 이전까지 원·달러 환율은 1190원대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주요국의 경제지표, 재닛 옐런 Fed의장의 연설 등이 대기중인 만큼 단기적으로 상승 속도는 조절될 것이란 분석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미국, 중국, 일본의 경제지표 결과와 재닛 옐런 Fed의장 등 위원들의 발언을 주목할 것"이라며 "상승 속도는 점차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글로벌 강달러 압력이 이어지는 점은 부담이나 Fed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며 "오는 17일 예정된 옐런 Fed의장의 발언을 주목하며 상승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