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해고야(You are fire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그의 유행어처럼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 의장을 갈아치울까. 세계 증시가 이제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변화 여부에 집중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1일 "세계 증시는 미국의 10월 물가지표 개선과 함께 다시 12월 금리인상 위험에 집중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12월 금리동결'이라는 시장 일각의 막연한 기대와 달리, 미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의지는 확고부동하다"고 말했다.

간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앞으로 2~3년간 저금리가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12월이 금리를 인상하기에 합리적인 시기"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하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대한 시장의 경계감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오는 18일 예정된 옐런 의장의 연설이 주목되는 이유다.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그동안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을 비난한 트럼프가 금리인상 속도를 가속화하는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 9월 CNBC와의 전화 통화에서 "옐런 의장은 오바마 행정부를 돕기 위해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며 "제로금리는 수많은 문제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임기가 끝나면 옐런 의장을 교체할 것이라고도 공개적으로 말해왔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돼도 옐런은 2018년 2월까지의 임기를 채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저금리라는 거대 테마는 폐기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트럼프의 공약도 금리인상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는 재정정책을 통한 인프라투자 확대를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가파른 물가상승(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될 수 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이후 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지에 대한 판단은 세계 금융자산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변수"라며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이 가파른 상승기조를 이어간다면, 금리인상 속도 또한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 강세를 촉발해, 신흥국에서 외국인의 매도세를 강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채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낙폭과대 및 중소형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초점]"You are fired"…옐런과 美 금리의 운명은?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