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가격 인상, 카스·코카콜라 이어 신라면도?
라면 가격 인상이 임박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소주와 맥주, 음료 등 대표적인 '서민 식품'들이 최근 가격 인상을 결정하면서 5년 만의 라면 가격 인상도 눈 앞에 왔다는 분석이다.

8일 오전 9시40분 현재 농심은 전 거래일보다 1500원(0.49%) 하락한 30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해 들어 실적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연초 53만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40% 가까이 내려온 상태다.

증권업계는 농심이 3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지난해 짜왕의 히트에 따른 역기저효과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농심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4626억원, 영업이익은 62.2% 줄어든 120억원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부대찌개라면이 선전하고 있지만 짜왕의 역기저효과로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지난해 5.4%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이 올해 상반기 4.1%에 이어 3분기에는 2%대(업계 전망치)로 줄어드는 등 이익 감소가 심각하다. 프리미엄라면이 높은 단가로 매출 유지에는 도움을 줬지만 잦은 신제품 출시와 경쟁 심화에 마케팅비가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최근 5년간 인상이 없었던 점도 라면 가격 인상 시점이 다가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미 오비맥주와 코카콜라가 비슷한 이유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신라면은 지난 2011년 현재의 가격인 720원으로 소비자가격을 올린 뒤 5년째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농심이 라면 가격 인상의 총대를 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가격 인상을 대부분 업계 1위가 주도했고 경쟁사인 오뚜기는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 인상에 미온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오뚜기는 지난 2011년 농심이 신라면 등의 가격을 인상할 때도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았다.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격 인상 모멘텀이 강력한 시점"이라며 "가격 인상시 업계 1위 점유율의 농심이 가장 큰 수혜주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농심이 섣불리 가격 인상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오뚜기가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나홀로 가격인상'에 나섰다가 후발주자들이 따라오지 않으면 격차가 더 좁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점유율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가 가격 인상으로 인한 이익 증가를 상쇄한다는 분석이다.

또한 짜왕, 맛짬뽕, 부대찌개라면 등 1500원대 프리미엄 라면을 선보여 라면의 체감 가격이 이미 높아져 있기 때문에 자칫하면 '인상이 잦다'는 인식을 줄 우려도 있다. 농심 측 역시 이런 이유들을 들어 가격 인상에 적극적이지 않다. 가격 인상 이슈보다는 경쟁력 강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가격을 올릴 예정이 없다"며 "가격 인상 등으로 국내에서 이윤을 늘리기보다는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한 성장을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