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회사인 디아이씨 주가는 올 들어 17.22% 상승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낸 데 이어 올해는 이를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이 빠른 기어 변속과 가속을 위해 DCT(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를 적용하면서 관련 부품 수주가 늘어서다.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도 성장세다. 40년 전 농기계에서 시작해 승용차, 중장비 부품으로 사업을 키워온 이 회사는 올해 전기차로도 영역을 넓혔다.
디아이씨, 전기차 변속기 달고 성장 '가속 페달'…올 사상최대 영업이익 예고
◆올해도 최대 실적 전망

디아이씨는 3일 1.77% 오른 9800원에 장을 마쳤다. 2007년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디아이씨는 파워트레인 부품 전문 업체로서의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금속 정밀가공 및 열처리, 조립 능력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로부터의 대규모 수주 소식에 2011년엔 주가가 1만원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 지난해 7월까지 3년 넘게 5000원 안팎에서 맴돌았다. 지리자동차의 자동변속기 품질 안정화에 오랜 시간이 걸리면서 수익이 기대에 못 미쳐서다.

그런 지리자동차가 지난해부터 디아이씨 실적 개선의 원동력이 됐다. 지리자동차의 신형 모델에 대한 반응이 좋아 중국 내수뿐 아니라 미국, 유럽에서 판매량이 늘었다. 2010년 스웨덴 자동차 제조업체 볼보를 인수한 지리자동차는 올 상반기도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3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이정훈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리자동차의 부진으로 20%에도 못 미치던 중국법인의 가동률이 올해는 80%까지 올라갈 것”이라며 “올해 지리 측에 공급할 것으로 예측되는 물량은 16만대, 매출 1000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디아이씨는 2010년 중국 지리자동차의 6단 자동변속기 기어 공급업체로 선정되면서 중국법인에 1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대규모 투자 때문에 지난해 말 기준 부채 비율도 233.69%로 높은 편이었다. 강상민 디아이씨 재경본부장(상무)은 “중국법인의 공장 가동률이 지난해 중반부터 급격히 상승해 2017년부터는 본격적인 투자 회수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자동차그룹이 빠른 기어 변속과 가속을 돕는 7단 DCT를 자체 개발하면서 DCT 부품 매출도 늘고 있다. 올 반기 기준으로 디아이씨의 매출에서 현대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50.6%로 절반 이상이다. 올해 디아이씨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지난해(311억원)보다 20.9% 늘어난 376억원이다. 지난달 유안타증권은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1만8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전기자동차 사업에도 진출

세계적으로 커지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장동력도 찾고 있다. 이미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기어 부품을 생산해 아이오닉 볼트 등에 납품하고 있다. 전기차에도 동력원에서 발생하는 구동력을 바퀴까지 변환해 전달하는 기어가 필요하다.

디아이씨는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제조업 및 판매업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올 7월 대구시와 전기상용차 생산공장 유치와 관련한 투자협약을 체결했고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에 전기택배차도 공급할 계획이다. 강 상무는 “올해 초 선보인 전기택배차 ‘칼마토’와 다목적차 ‘테리안’, 전기스쿠터 ‘젝시’를 주요 라인업으로 삼아 안전성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마련 중”이라며 “대구 산업단지 신규 공장 설립 관련 투자 계획도 조만간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