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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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조선·해운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으나 관련주들의 주가는 여전히 부진하다. 부진한 시황 탓에 당장 수혜를 보기 어려워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 조선株, 수주잔량이 관건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중공업은 230원(2.44%) 내린 9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 정부가 '조선·해운 산업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4거래일 연속 약세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도 4.86% 하락했다.

조선·해운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생명연장식 대책에 그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 주도의 신조 발주가 추진되더다도 세계적인 수주 절벽 국면에서 특정 조선소가 혜택을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염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조선업종의 주가 방향성을 크게 좌우하는 수주잔량은 내년에도 감소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번 정부의 방안은 조선업체 건조능력의 10~15%를 메워줄 것으로 보지만 본질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저평가 상태인 한진중공업을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또 부실한 대우조선해양을 정리하고 2강(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체제로 가는 것도, 혹은 조선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를 존속시키는 방안도 여의치 않다는 관측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2가지 방법 모두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기존 2강 업체들은 부채를 포함한 대우조선의 인수가 어렵고, 또 대우조선이 청산을 하더라도 현재 수주잔량이 많은데다 차입금 손실처리 문제 및 관련 2차 기자재 업체의 부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결국 수주잔량이 개선될 때까지 버텨야 하는 상황이란 것이다. 내년 9월부터 시작되는 선박평형수 처리장치(BWMS) 규제 및 2020년부터 적용되는 황산화물저감규제 등으로 약 5년 뒤에는 새로운 발주가 나올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 해운주, 물동량 회복이 핵심…'보수적 접근' 권고

해운주도 부진했다. 한진해운은 정부방안 발표 당일 24.7% 급등했으나 지난 1일에는 13.13% 급락했다. 이후에는 1% 내외의 움직임이다. 현대상선은 4.26% 떨어졌다.

정부는 해운업과 관련, 선박 확보를 위해 총 6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추진한다. 선박 발주를 돕는 '선박 신조 지원프로그램'(선박펀드) 규모를 2조6000억원으로 현재보다 2배로 늘린다. 신규 선박을 만드는 선사에게는 선박펀드를 통해 선순위 대출, 후순위 투자를 지원키로 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펀드의 지원 기준 부채비율 400% 이하를 고려하면 주 지원 대상은 현대상선에 해당한다"며 "국적선사의 체질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관건은 물동량 회복 여부다. 세계적인 원양선사들도 수요 부족으로 올들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당장 수혜를 입기는 어려운 상황이란 것이다.

방 연구원은 "현재 해운주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며 "컨테이너 시황 회복이 쉽지 않으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마친 대한해운 팬오션 등 벌크선사는 긍정적"이라고 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