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리스크'…코스피 장중 2000선 붕괴
‘최순실 사태’로 인한 국정 혼란 속에 코스피지수가 장중 2000선을 내줬다. 미국 대선이 다시 혼전 양상을 보이고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분간 주식시장에 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스피지수는 1일 0.04% 하락한 2007.39에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오전 한때 1990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140억원 순매수로 돌아서면서 2000선을 회복했다. 기관투자가는 666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개인투자자는 91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0.27% 오른 626.28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장중 2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19일 이후 6주 만이다. 전문가들은 최순실 사태로 경제 외교 분야에 정책 공백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증권시장에 불안심리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순실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3분기 기업 실적 부진 등이 맞물려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당분간 증시가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하락세는 최순실 사태보다 유가와 환율 등 대외 변수에 따른 영향이 더 크다는 분석도 있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만 하락하면 최순실 사태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지만 해외 증시도 하락장을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연말까지는 코스피지수가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라며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하면 단기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날 반도체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삼성전자(0.79%)와 SK하이닉스(2.07%)가 강세를 보였다. 3분기 좋은 실적을 낸 SK텔레콤(1.12%) KT(2.17%) LG유플러스(4.24%) 등 통신주도 올랐다. 업종별로는 유통 운송장비 보험 등이 1% 이상 하락했고 통신 의료정밀 의약품 등은 상승했다.

최만수/김진성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