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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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파문' 여파로 국내 증시가 연일 고꾸라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9월 중순 이후 처음으로 장중 2000선이 무너졌다. 코스닥지수도 620선을 가까스로 지켜내고 있다.

11월엔 증시 변동성이 눈에 띄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시작으로 3일 영국 중앙은행(BOE)의 통화정책회의, 8일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외 이슈가 많아서다.

1일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이후에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다소 해소될 수 있다"면서 "연말까지 보수적인 자세로 배당주(株)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계량분석 담당 연구원은 "11월 이후 주목해 볼 만한 투자전략 중 하나가 '배당차익 거래에 따른 가수요를 이용한 전략'"이라며 "이는 연말 배당(현금)에 따른 바스켓 수요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그 강도 및 규모가 강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배경은 명쾌하다"며 "예전보다 시장 배당수익률이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고, 이로 인한 차익거래의 유인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액티브 투자자라면 배당주 바스켓 내 수급 개선 효과가 강해질 수 있는 기업군(한국전력 SK텔레콤 기업은행 우리은행 S-Oil 삼성카드 GS 포스코 KT&G 신한지주 SK이노베이션 현대차 강원랜드 하나금융지주 KB금융 기아차 한온시스템 한화생명 코웨이 동부화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퀀트전략 연구원은 "11월 매크로 환경은 글로벌 통화정책 모멘텀(동력)이 시장에 반영된 이후 금리 상승 리스크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미국 대선 이벤트는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의 요인으로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 대선 이후 삼성전자의 추가 주주환원정책 제시 등이 나온다면 증시 환경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이 변 연구원의 전망이다.

변 연구원은 "11월도 박스권 장세가 예상되지만 대형주 이외에 소외된 종목군들의 반전도 가능하다"며 "배당주와 코스닥 중소형주의 1년 상대수익률이 대형주 대비로 모두 역사적 고점 수준에 있어 투자매력이 증대될 수 있다"고 했다. 그간 낙폭이 컸던 배당주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는 얘기다.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자료를 통해 "연말 연초에 불거질 유럽 하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미국 대선, 중국 선강퉁과 같은 재료들도 전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은 배당투자가 적격"이라고 강조했다.

대형주뿐만 아니라 코스닥시장에서도 '배당 투자'로 시장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형래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배당주 투자, 유효한가?'란 분석보고에서 "지수의 배당성향은 하락했지만 코스닥 배당50 지수의 배당수익률은 양호하다"며 "저금리 기조와 기관의 배당주에 대한 관심 그리고 외국인 순매수세로 배당 수요는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일반적으로 코스닥이 코스피(유가증권시장)에 비해 대외 변수의 영향을 덜 받는다"면서 "변동성이 작은 코스닥 배당주가 코스피 배당주보다 더 매력적일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코스닥 배당주들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현금배당수익률이 높고 계속 수익을 내는 기업으로는 정상제이엘에스 청담러닝 이크레더블 서원인텍 진로발효 동국산업 풍국주정 엠케이전자 GS홈쇼핑 실리콘웍스 파트론 테크윙 유비쿼스 KT서브마린 파라다이스 한양이엔지 등이 꼽혔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