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됐던 酒류…가격인상이 '반전 카드' 되나
수입 맥주 소비 증가와 업계 내 경쟁 심화로 고전해온 주류(酒類)주가 제품 가격 인상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28일 4.1% 오른 2만16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6일 최근 1년 내 최저가(2만300원)까지 추락한 뒤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올 3월 이후 이 회사 주가는 줄곧 하락 곡선을 그렸다. 매출의 33%가 주류에서 나오는 롯데칠성도 올 들어 주가가 29.52% 떨어졌다.

수입 맥주의 약진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매출 부진 우려의 여파가 컸다. 전체 맥주시장에서 수입 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하지만 가정용 시장에서 수입 맥주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 수입 맥주 판매 비중은 40%에 이른다. 공직자 교사 언론인 등에게 3만원 이상의 식사 접대를 금지한 김영란법이 지난달 28일부터 시행돼 저녁식사 자리가 줄면서 주류 소비도 감소하는 추세다.

가격 인상이 주가 반등의 계기를 제공했다. 전날 오비맥주는 다음달 1일부터 카스와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6%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오비맥주의 맥주가격 인상은 2012년 이후 4년여 만이다.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오비맥주의 뒤를 따라 경쟁사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맥주 부자재 원가 상승, 수입맥아 관세율 상승 등으로 원가 상승 요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이트진로가 맥주 가격을 5% 인상하면 매출은 400억원, 영업이익은 250억원가량 늘어 주가에 상승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