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선방한 지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그러나 통상임금과 관련된 우려가 남아있어 주가의 방향은 아직 장담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기아차는 27일 올 3분기 영업이익이 524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2.5%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컨센서스) 5560억원을 소폭 밑돈 것이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약 15% 밑돌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3분기 매출은 12조698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 줄었다. 컨센서스 수준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현대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규모가 작았다"며 "고부가가치 레저차량(RV) 비중이 현대차에 비해 높다는 점도 실적 선방의 이유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파업의 영향을 피해가지 못했다. 회사 관계자는 "3분기는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과 원화 강세 등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며 "4분기에 주력 RV 차종의 판매비중을 늘리고, 내실 경영을 이어가는 등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했다.

3분기 기아차의 출고 판매는 국내 공장이 내수와 수출의 동반 하락으로 14.6% 감소했다. 해외 공장은 멕시코 신공장 가동 등의 영향으로 30.3%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전체 판매는 전년 대비 3.9% 늘어난 68만4302대를 기록했다.

낮아진 시장 기대치보다 실적은 양호했지만, 현 상황에서 주가의 추세적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장문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차는 통상임금 이슈가 마무리되기 전에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며 "통상임금 관련 판결에서 패소할 경우 인건비 부담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