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은 주가연계증권(ELS) 발행액이 이달 들어 폭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탈 세이브로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25일까지 H지수가 기초자산인 ELS 발행액은 9천828억원으로 1조원대에 육박하며 올 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9월 발행규모(3천78억원)보다는 68%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10월에 ELS 발행액이 갑자기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 8~9월 H지수가 고공행진을 벌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H지수는 올해 2월 7,498.81까지 떨어졌다가 7월 8,000선을 넘어서고 9월에는 10,000선을 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올 3분기에는 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ELS의 가격 조건이 충족된 사례가 많아 상환액이 늘었다.

금융당국은 H지수 급락 여파로 ELS 손실 우려가 커지자 구두지침을 통해 작년 11월부터 H지수가 기초자산인 ELS의 경우 전 분기에 상환된 액수만큼만 발행하도록 사실상 규제하고 있다.

올 3분기에 상환액이 많았던 만큼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에 신규 발행이 급격히 늘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던 셈이다.

ELS 발행 규제를 골자로 하는 금융당국의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것도 10월 발행량이 급증한 요인으로 꼽힌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당초 9월로 예정됐던 파생상품 건전화 방안 발표가 11월로 미뤄지는 분위기"라며 "각 증권사가 새로운 규제가 적용되기 전에 수익성이 큰 H지수 기초자산의 ELS를 서둘러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9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