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맥도날드 매각이 장기 표류할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국 사모펀드(PEF) 칼라일과 손잡고 맥도날드 인수를 추진하던 매일유업이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IB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 본사의 까다로운 매각 조건과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며 “인수 자문사인 JP모간과 인수금융 조건 등에서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은 것도 인수를 포기한 배경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칼라일은 PEF가 홀로 입찰에 참여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맥도날드 측 조건을 맞추기 위해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있다. 이 작업이 난항을 겪으면 올해 초부터 진행해온 매각 작업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맥도날드 본사는 지난 3월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해 한국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의 직영사업 매각 작업에 나섰다. 매일유업·칼라일컨소시엄은 JP모간을 자문사로 선정해 지난달부터 매각 측과 단독 협상을 벌여왔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CJ그룹과 KG그룹·NHN엔터테인먼트 컨소시엄이 잇따라 인수를 포기해서다.

인수 후보들이 연이어 인수 의지를 접은 것은 맥도날드 측의 까다로운 눈높이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맥도날드 본사는 6000억원 이상의 가격으로 직영사업을 판 뒤 프랜차이즈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직접 운영하기보다 위탁 사업자를 통해 로열티 등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챙기기 위해서다. 원매자가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맥도날드 본사에 지속적으로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는 구조다.

정소람/강영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