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설정된 이머징마켓 펀드는 중국시장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어 분산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투자리서치 회사인 모닝스타 코리아 정승혜 이사는 26일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모닝스타 포럼에서 "우리나라 이머징마켓 관련 펀드 설정액의 65% 이상인 약 6조원이 중국 주식형 펀드에 투자돼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펀드 총 설정액은 10월 현재 약 9조3천109억원으로 6조881억원(65.4%)은 중국 주식에 투자됐다.

뒤이어 브릭스(BRICS·신흥 경제 5개국) 주식이 9천428억원(10%),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과 글로벌 이머징마켓 채권 펀드가 각 4천335억원(4.6%) 등 순이었다.

그는 "운용사 한 곳이 여러 개의 중국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는 경우도 많다"며 "중국 당국이 외국인 투자 정책을 바꿀 때마다 국내 운용사들은 그에 맞는 펀드를 새로 출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장의 변화와 투자자의 요구를 반영하려다 보니 설정 펀드 수가 늘어나고 있다"며 "운용사 입장에서는 관리 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소규모화된 펀드의 경우 관리에 소홀해지게 되고, 이로 인한 좋지 못한 성과는 결국 투자자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정 이사는 "운용사는 상품 설정에만 급급하지 않고 투자자가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는 펀드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날 포럼에서는 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인 '로보어드바이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계좌정보 통합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스캇 번스 자산운용솔루션 글로벌 책임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제대로 된 투자자문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많은 사전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며 "특히 계좌정보가 통합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맞는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때 서비스 이용자의 계좌 정보가 입체적으로 확보되면 더욱 양질의 자문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는 "위험성향 질문지 등 투자자의 응답을 통해 얻어지는 정보에는 잘못된 정보가 들어있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하지만 흩어져 있는 계좌정보를 통합한 데이터는 객관적이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닝스타는 북미, 유럽, 호주, 아시아 등지에서 활동하는 독립적인 리서치 회사로서, 개인투자자와 금융자문사 등을 위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27개국에 사무소가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khj9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