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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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영화시장 성장과 함께 상승가도를 달리던 CJ CGV의 주가가 10개월만에 반토막 났다. 최근에는 52주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며 주가 7만원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주가 반등의 열쇠를 쥔 중국 영화시장이 성장을 회복하지 않는 이상 실적 개선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는 전날 소폭(0.42%) 상승한 7만9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내내 하락흐름을 이어가다 장 막판 반등에 성공한 것이다. 장중에는 7만1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CJ CGV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주가에 날개를 달은 듯 상승 흐름을 이어왔다. 지난 1월 25일에는 14만15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그러나 3개월만에 10만원대를 내어준 뒤에는 줄곧 내리막을 걸었다.

영화시장의 관객수 성장이 정체되고, 기대를 걸었던 중국 영화시장이 부진하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이는 앞서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8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14% 급감하고 당기순이익은 45억2000만원으로 62.37% 줄어들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려 잡았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박스오피스 관람객 수가 감소하고 본사 외형성장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을 떨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감몰아주기로 과징금 72억원이 부과된 점도 악재 요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9월 CJ CGV의 스크린광고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부당지원행위 제재로 72억원의 과장금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CJ CGV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동생이 100% 출자한 동일인 친족회사인 재산커뮤니케이션즈에 7년간(2005~2011년) 102억원의 경제상 이익을 부당 지원했다"고 판단했다.

권윤구 동부증권 연구원은 "과징금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기업 가치를 하향 조정하게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징금 부과가 주가에는 영향을 크게 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보다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던 중국 박스오피스 시장이 둔화되고, 6월부터 연결 실적에 반영된 터키 법인의 실적이 주춤한 점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내다봤다.

최 연구원은 "터키 마르스엔터테인먼트는 비수기 영향과 무형자산상각비 등 비용 반영으로 3분기 3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중국 박스오피스 부문은 13.4% 감소해 영업적자 14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CJ CGV에 대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0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권윤구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12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내려잡았다. 그는 "CJ CGV 주가가 상승하기 위해선 중국 CGV의 실적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중국 영화시장의 흥행 정도를 확인한 후 후행적 접근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