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루블화 강세땐 현대중공업 주가 오른다?
러시아 루블화가 현대중공업 주가를 내다볼 수 있는 유용한 지표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4일 ‘러시아 루블화 강세와 현대중공업 주가 상승’이라는 제목의 리포트에서 “루블화가 강세일 때 현대중공업 주가가 오르는 정도를 의미하는 상관도가 2013년 이후 85.5%에 달했다”고 밝혔다. 2003년 이후 상관도가 27.4%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근 3년간 두 지표 사이의 관계가 밀접해졌다는 설명이다. 러시아 루블화가 강세일수록 현대중공업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는 게 박 연구원의 주장이다.

통상 조선주는 유가 움직임과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조선이나 해양플랜트 발주가 유가에 크게 영향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부텍사스원유(WTI)로 대표되는 통상적인 유가 지표에는 산유대국 러시아의 석유생산 관련 움직임이 반영되지 않는다. 국제 유가는 석유시장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고 전문가들은 전한다. 따라서 러시아 루블화 동향이 유가흐름을 살피는 데 더 적합하고 현대중공업 주가 전망에도 낫다는 것이다.

최근 러시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감산 합의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로는 사상 최대 생산량을 경신하는 등 꾸준히 원유 생산을 늘리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제 유가가 오르고 있으니 루블화가 강세를 띨 수밖에 없다.

박 연구원은 “러시아의 원유 생산 증가로 유조선 수요가 늘어날 경우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실적도 개선될 것”이라며 “현대중공업 주가도 이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