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K 2016’  참석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만찬행사가 끝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ASK 2016’ 참석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만찬행사가 끝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연기금, 공제회, 보험회사 등 국내 주요 큰손들은 모두 내년 해외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험 대비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해외 인프라 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ASK 2016 서밋 행사에 참석한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20개 기관투자가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 군데도 빠짐없이 내년 해외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이유로 다른 투자자산에 비해 높은 위험 대비 수익률과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꼽았다. 계약 이행을 중시하는 선진국 인프라를 선호하는 것도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대하는 투자자 심리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프라 투자 유망 지역(복수응답)으로는 미국(85%)을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45%) 호주(30%) 중국(5%) 일본(5%) 중동(5%) 순이었다.

강신우 한국투자공사(KIC) 투자본부장은 “해외 인프라 투자는 물가상승에 연동된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있어 인플레이션 방어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보험사 CIO들은 “IFRS4(국제회계기준)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자산 만기를 늘려야 하기 때문에 인프라와 같은 장기 투자 자산을 선호한다”고 입을 모았다.

해외 인프라 자산 중 신재생에너지 인프라(70%)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 도로·항만(50%), 발전설비(45%), 시추·수송 등 전통적 에너지 인프라(5%) 등도 눈여겨보고 있는 투자처로 꼽았다.

행사에 참석한 해외 운용사들도 신재생에너지에 좋은 투자 기회가 많다고 소개했다. 미국 대체투자 전문 자산운용사인 스타우드 에너지의 브래드포드 노르드홀름 대표는 “미국 정부의 환경 규제로 화석 연료를 활용한 발전소 가동이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며 “이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발전소들이 빠르게 대체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 2025년까지 발전설비를 확충하는 데 3000억달러(약 336조원)의 민간 자금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인프라를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레인 자산 운용사인 ASMA캐피털에 따르면 4억8340만명에 달하는 이 지역 인구 중 65.4%가 2025년까지 도시에 살 것으로 예상된다. 아부 바카르 차우두리 ASMA캐피털 대표는 2020년까지 MENA 지역 발전설비 확충에 3340억달러(약 375조원)의 투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해외 부동산 투자는 14개 기관이 늘리겠다고 밝혔다. 유망한 해외 부동산 투자 지역으로는 미국(90%) 유럽(80%) 일본(5%)을 꼽아 선진국 부동산 선호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에 투자하겠다는 응답(40%)보다는 중순위 대출인 메자닌(75%)이나 선순위(50%) 후순위(15%) 대출 형태로 투자하겠다는 응답이 많았다.

유창재/김대훈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