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바람' 타고 주목받는 부동산 신탁주
강남발(發) 재건축 바람이 거센 가운데 부동산 신탁업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한국자산신탁은 전날보다 0.59% 오른 8550원에 장을 마쳤다. 정부가 재건축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규제를 검토한다는 소식에 오름세가 주춤했지만 최근 한 달간 16.9% 올랐다. 한국토지신탁 역시 같은 기간 8.6% 상승했다.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재건축 사업에 신탁사가 참여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면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신탁 방식 재건축은 소유주(집주인)가 위탁한 부동산 신탁사가 시행자로 나서 초기부터 사업비를 대고 시공사 등을 선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추진위원회 구성과 조합 결성 등의 과정이 생략돼 사업 기간이 1년여 단축된다는 장점이 있다.

내년 말 유예기간이 끝나는 초과이익환수제 재시행을 앞두고 재건축을 서두르는 수요가 늘면서 신탁형 재건축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자산신탁,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재개발·재건축 사업 전담팀을 꾸렸다. 최근 서울 여의도 시범단지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신탁 방식 시행 설명회를 여는 등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부동산 신탁사들의 신규 수주도 차입형 토지신탁을 중심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11년 이후 3000억~4000억원 수준이던 국내 신탁사 총 신규 수주 규모는 지난해 전년보다 3671억원 증가한 828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총 수주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형 주택임대사업(뉴 스테이)도 부동산 신탁회사엔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오탁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뉴 스테이 사업으로 업무 수수료가 늘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임대주택 매각을 통한 수수료 증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