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펀드가 '노릴 만한' 종목은
미국 엘리엇의 재등장으로 행동주의 펀드에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이들이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기업들로 투자자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포스코 엔씨소프트 등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높고 배당 확대 등 주주 친화적인 경영을 펼칠 여력이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8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활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현상을 분석했다. 행동주의 펀드란 주식 매입을 통해 특정 기업의 주주가 된 뒤 이 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해 기업가치 상승을 추구하는 펀드를 말한다. 이 증권사에 따르면 2010년 76개였던 이들 펀드의 수는 지난해 397개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이들이 표적으로 삼은 기업도 137개에서 551개로 늘었다. 미국 기업에 집중됐던 투자 대상도 호주, 일본 등 여러 국가로 확산되고 있다. 이사회 진출을 비롯해 △인수합병(M&A) △주주환원 △사업구조 재편과 관련된 요구가 주를 이뤘다. 최근 삼성전자에 인적분할 등의 지배구조 개편과 특별 현금배당 등을 요구한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대표적인 사례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앞으로 국내 다른 기업들도 행동주의 펀드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이들 펀드가 보여준 투자전략상 저평가받고 있는 기업이 표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네이버 포스코 엔씨소프트 현대산업개발 대림산업 GS홈쇼핑 국도화학을 꼽았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행동주의 펀드가 저평가받는 기업을 찾을 때 기준으로 삼는 △기업가치 대비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 △유동비율 △주가 대비 잉여현금흐름(FCF) 비율 등에 부합하면서도 주주환원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이 기업들은 현재 외국인투자자 지분율이 30%를 넘는다. 대림산업을 제외하면 모두 올초보다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늘어났다. 지난해 5% 이상의 배당성향을 기록한 종목이기도 하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