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가 신흥국 주식시장에 부정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17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와 경기 개선을 바탕으로 진행되면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경상수지 흑자국들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두 달 사이 4% 넘게 올랐다. 이런 달러 강세에도 신흥국 주식시장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가치 상승에도 브라질 보베스파지수는 최근 2년 내 최고가를 경신했다”며 “달러 강세가 무차별적인 비달러 자산 투매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국의 성장률과 펀더멘털이 견고해진 데다 미국이 금리 인상 속도를 완만하게 가져갈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확인했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게 경제지표 개선으로 연결될 것이란 기대도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정보기술(IT)과 소재 산업재 은행 등 대형 가치주 중심의 대응이 당분간 유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수출이 바닥을 치면서 내수 경기에도 회복세가 감지되고 있다”며 “내수주 중에서도 불황에 대비해 체질개선에 나서고 신규 투자를 추진하는 업체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종목으로는 적자 점포를 폐점하면서 영업적자 폭이 줄고 있는 롯데쇼핑과 스타필드 등 출점효과가 가시화되는 신세계를 꼽았다. 적자 브랜드와 해외법인을 정리하며 구조조정 효과가 기대되는 신세계인터내셔날과 LF 등도 포함됐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