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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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17~21일) 국내 증시는 하방 경직성이 강화되면서 제한적인 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삼성전자발(發) 리스크가 지속되는데다 3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지수의 상승 모멘텀(동력)을 둔화시킬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유럽에서 통화정책이 불확실성을 띄는 것도 제한적 장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대내외 불확실성에 흔들리며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냈다. '갤럭시노트 7' 단종 발표와 함께 주가가 10% 가까이 빠진 삼성전자가 시장 변동성 확대를 이끌었다. 대외적으로는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완전히 단절되는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주 삼성전자 이슈는 코스피지수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고 대외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외국인의 선물 및 프로그램 순매도세도 나타났다"며 "이번주 발표되는 중국 경제지표 결과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 축소) 여부 등에 따른 외국인의 움직임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오는 19일 발표되는 중국의 경제지표(3분기 경제성장률,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투자 등)들은 중국 정부의 경기판단과 경제정책 방향성 설정에 있어 중요한 가늠자로 작용할 것"이라며 "중국의 지표 개선과 추가 정책 기대감은 국내 증시를 넘어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연합(EU)정상회담과 ECB의 통화정책회의가 오는 20일 열린다. 시장의 관심은 테이퍼링 조기 시도 여부다. 현재 시행중인 양적완화가 중단될 경우 글로벌 유동성 환경 위축에 대한 우려가 자산시장 전체로 확산될 수 있어서다.

시장에선 하드 브렉시트 우려, 물가 및 경기부진 지속 등을 이유로 테이퍼링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앞서 비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 역시 테이퍼링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함수가 복잡해지면서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도 고조된 데다 ECB가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내적으로는 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삼성전자, 현대차 등 업종 대표주의 실적 부진이 부담이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현대차의 이익 전망치 하향과 함께 IT, 자동차 업종 전반의 주가가 조정된다면 지수 전체의 상승 탄력은 저하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배 연구원은 "최근 이익 전망치 상향와 함께 주가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소재·산업재·금융업종도 종목별 실적 결과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3분기 기업 실적 확인 이전까지는 보수적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김예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쉽지 않은 투자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옥석 가리기'에 집중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연말까지 예정돼 있는 이벤트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될 것"이라며 "실적 전망이 양호한 업종(기계, 건설, 철강, 조선, 운송) 내에서 단기 주가 하락폭이 크고 수익성 지표 흐름이 양호한 종목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