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14일 오후 4시16분

호텔롯데가 1300억원이 넘는 ‘통 큰 베팅’으로 노인 요양 전문병원인 보바스병원을 인수한다. 롯데그룹은 보바스병원을 통해 노인 요양과 어린이 재활 부문에 진출할 계획이다.

14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호텔롯데, 한국야쿠르트, 인천사랑병원, 솔본 등 4곳이 참여한 보바스병원 매각 본입찰에서 호텔롯데가 우선협상대상자로 내정됐다. 호텔롯데가 다른 인수 후보들에 비해 두 배 넘는 인수가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법원이 정한 최저 매각가격은 680억원. 호텔롯데는 1300억원이 넘는 인수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중앙지법 관계자는 “인수 후보들 간에 가격 격차가 워낙 커 비가격요소 평가는 큰 의미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본입찰 서류를 검토해 다음주 호텔롯데를 우선협상대상자로 공식 선정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보바스병원을 노인 요양과 어린이 재활병원 시설로 활용해 사회공헌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목적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바스병원이 노인 요양병원 분야의 손꼽히는 알짜 매물인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실버산업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도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수도권 실버타운 조성을 검토하는 등 실버산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며 “아직 실버산업에 본격 진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보바스병원은 늘푸른의료재단이 2006년 영국 보바스재단으로부터 병원명 사용허가를 받아 개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병원 총자산은 1013억원. 경영난으로 지난해 9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매각대금은 850억원 규모의 채무를 변제하는 데 우선적으로 사용된다. 채무 변제 후 남는 돈은 재단 및 병원에 무상 출연하게 된다.

이지훈/정인설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