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13일 자신이 '낙하산' 인사로 임명됐다는 지적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외부에서 왔다는 의미로 낙하산이라고 한다면 맞지만, 전문성이 없다거나 절차상의 문제 때문에 낙하산이라고 한다면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이사장 선정과정은 자본시장법과 정관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거래소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허리를 숙여 다짐했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후보 심사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고,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재직할 때 전에 몸담았던 한국금융연구원에 70% 이상 연구용역을 몰아주는 등 문제점이 한두 개가 아니다"라고 지적하자 "제 개인적으로는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다른 의원들이 계속해서 같은 취지의 지적을 했지만 정 이사장은 "동의하지 않는다"거나 "억울하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한국거래소 노조는 정 이사장이 대통령직인수위에서 활동했고 자본시장 경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선임 단계부터 '낙하산 인사'로 규정했다.

정 이사장 취임식은 지난 4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노조원들의 출근 저지로 하루 미뤄지기도 했다.

한편 정 이사장은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상장과 관련해 "제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있을 때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기도 했다"며 "정부와 잘 협의해 진행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한미약품이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이 취소된 사실을 지난달 30일 늑장 공시한 것에 대해선 "한미약품 관계자가 찾아왔을 때 (담당자가) '사안이 중요하니 장 개시 이전에 공시하라'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고 해명했다.

정 이사장은 주주나 투자자의 문의를 조회공시 요구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선 "전면적 도입은 어렵겠지만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chom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