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삼성전자 뒤에 숨은 달러 강세…대응법은?
13일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충격을 딛고 나흘 만에 상승하고 있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 뒤에 숨어있는 달러 강세 우려가 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달 들어 원·달러 환율이 22원이나 상승(원화 약세)했다. 9월 저점 대비로는 30원 넘게 올랐다. 원화 대비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의 달러 강세는 '하드 브렉시트' 우려에 따른 파운드화 급락, 높아진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 때문이다. 파운드화는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파운드화 급락이 달러 강세로 이어지는 이유다. 또 금리인상은 시중의 달러를 줄이기 때문에 달러가치 상승으로 연결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환율이 오르면 통상적으로 환차익에 민감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흥국 시장을 외면한다. 그러나 우려만큼의 충격은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해의 경우 달러 인덱스는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 그러나 원자재가격 급락으로 신흥국 통화가 약세(신흥국 통화 대비 달러 강세)를 보였고, 이는 신흥국 증시의 자본 유출로 이어졌다. 올해는 다르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은 "2016년 달러는 여전히 박스권이지만, 신흥국 통화는 강세"라며 "달러가 10월 들어 급등하고 있지만, 다행히 신흥국 통화는 아직 큰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와 원화가 약세로 가는데도 국제유가가 50달러를 회복한 것이나, 브라질 헤알이 지속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 등은 달러 강세의 시장 영향력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지난 11일과 12일 외국인은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 8800억원을 매도했는데, 이 중 삼성전자가 7600억원(약 86%)를 차지했다. 다른 대형주들은 오른 종목이 더 많았다. 달러 강세의 영향력이 줄어들었다는 방증이다.

그러나 이탈리아 투표와 미국의 대선 및 금리인상 등 산적한 이슈들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 시장에 접근하라는 주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로와 파운드 급락에 대한 상대 급부로 달러가 급한 강세를 보였지만, 이는 곧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플레이션 회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달러 강세가 진정된다면 경기민감 업종에 대한 관심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