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채권에 쏠리는 눈…美 금리 인상 피난처될까
미국 금리 인상을 앞두고 투자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아시아 채권이 대안 중 하나로 떠올랐다.

아시아 국가 펀더멘털(기초체력)이 다른 신흥국에 비해 단단한데다 신용등급도 안정적이어서 투자 매력이 높다는 게 전문가의 진단이다.

12일 이스트스프링운용에서 채권 운용을 담당하는 분펭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아시아 지역의 구조적인 개혁 덕분에 아시아 채권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 주요국의 정부 부채 대비 경상수지는 선진국 G7보다 높은 수준이었다"며 "이들 국가 신용등급도 대부분 BBB- 이상으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안정적인 환율과 통화 정책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고, 인도와 인도네시아는 조세 개혁에 대한 의지로 경제 체질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분펭위 CIO는 "달러 표시 아시아 채권이나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 등은 수익률 면에서도 미국과 유럽 채권에 비해 우수하다"며 "특히 다른 자산군보다 위험 조정 수익률(샤프비율)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샤프비율은 한 위험 자산에 투자해서 얻은 초과 수익 정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값이 높을수록 수익률이 좋다는 의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시아 하이일드 채권과 달러 표시 아시아 채권 샤프비율은 각각 1.00, 0.92로 미국 국채(0.69)나 글로벌 국채(0.49), 미국 주식(0.24)보다 높다.
<사진: 분펭위 CIO>
<사진: 분펭위 CIO>
아시아 채권 시장 규모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아시아 해외통화표시 채권 시장 규모는 2005년 2460억 달러 규모에서 지난해 935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아시아 현지통화 채권 시장은 2만1070억 달러에서 9만1040억 달러로 네 배 이상 커졌다.

분펭위 CIO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2월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금리 인상 속도는 점진적일 것이어서 아시아 채권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미국 금리 인상 기를 살펴봐도 아시아 채권 수익률이 좋았다"며 "아시아 채권은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가장 유리한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 채권에 투자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아시아채권펀드를 꼽을 수 있다.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나와있는 아시아채권펀드는 22개로, 올 들어 평균 수익률은 3.15%에 달한다. 이는 전체 채권펀드 수익률(2.01%)보다 양호한 수준이다.

펀드별로는 피델리티운용의 '피델리티연금아시아하이일드전환자'가 13%로 가장 뛰어나고, 블랙록운용 '블랙록아시아퀄리티'와 한국운용 '한국투자달러표시중국채권자'도 각각 6.83%, 6.50%로 우수하다.

이스트스프링운용도 이달 말 께 달러 표시 아시아 채권 펀드(재간접형)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펀드는 아시아 투자 등급 회사채와 하이일드 회사채에 주로 투자한다.

분펭위 CIO는 "달러 표시 아시아 채권은 업종별, 신용등급별로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좋은 포트폴리오"라며 "달러 표시 경우 아시아 현지통화표시 채권보다 환위험도 적다"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