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유가가 반등세를 보이면서 부진했던 조선주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가 상승으로 해양플랜트의 수주 재개 및 조선가 상승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1.54달러(3.1%) 상승한 배럴당 51.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7월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다.

국제유가는 지난달 28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이후 14.95% 급등했다. 다음달 개최될 OPEC 정례회의에서 감산 최종합의가 이뤄지면 유가는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 상승은 조선사들에게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해양플랜트의 수주 재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석유와 가스 등을 시추하는 해양플랜트는 2011년부터 2014년초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고유가 덕에 발주가 급증했다.

그러나 2014년말부터 유가가 급락해 40달러선에 이르자 해양플랜트 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지게 됐다.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한 해양플랜트는 인도 지연 및 계약 파기 등으로 이어져 손실로 연결됐다.

최광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상승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께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수주가 재개될 수 있다"며 "상선 부문도 유가 상승에 따라 투자 심리가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반적으로 유가 상승은 경기개선의 신호로 인식된다. 경기 개선은 물동량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선 발주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것이다.

또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선박가격도 기대요인이다. 조선·해운전문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선종의 선가가 2년여 만에 소폭 상승했다.

1만8500~1만9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선가는 1억4550만달러, 1만6000~1만6500TEU급 선가도 1억2700만달러로 두 선종 모두 전월 대비 50만달러 올랐다. 이는 2014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세를 보인 것이다. 이외에도 주요 선종의 선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선박 발주량이 크게 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난 선가의 반등세는 선가의 추가적인 하락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선주들의 발주 움직임이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이달 수에즈막스급 탱커 2척을 벨기에의 탱커사인 유로나브(Euronav)로부터 수주했다. 지난달 삼성중공업도 유럽 선사와 18만㎥급 액화천연가스(LNG)선 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해 지난해 10월말 이후 첫 수주를 개시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에 관심을 주문했다. 최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의 경우 2분기 깜짝 실적(어닝 프라이즈)를 기록했기 때문에 3분기에는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폭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그러나 내년 수주 재개에 따른 업황개선 등을 고려하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강록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대미포조선은 다른 조선사에 비해 안정적인 실적흐름과 재무구조를 보유해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며 "업황 회복시 실적 개선이 빠르게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