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삼성전자 인적분할안을 앞으로 있을 삼성전자 주주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9일 "상법상 0.5% 이상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하면 주주제안권 행사가 가능하다"며 "주주제안이 있는 경우 이사회는 제안 내용이 정관 위배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를 주총 목적사항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엘리엇의 자회사인 블레이크캐피탈과 포터캐피탈은 삼성전자 인적분할, 전자홀딩스와 삼성물산 합병 검토, 30조원 특별 현금배당 등을 삼성전자에 제안했다. 이들은 삼성전자 지분 0.62%를 가지고 있다.

또 1.5% 초과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하면 임시 주주총회 소집도 가능하다. 엘리엇의 제안이 공개된 이후 0.12%를 소유한 핸더슨글로벌인베스터, 0.8%의 네덜란드 APG펀드도 찬성의견을 표시했다. 이들의 보유지분을 합치면 1.54%다.

오 연구원은 "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삼성전자 인적분할 안건의 주총 상정 가능성이 높다"며 "오는 27일 임시주총에 이번 주주제안이 상정될 가능성은 낮지만, 1.5% 이상 지분 규합을 통해 임시주총 소집 또는 내년 상반기 정기주총에서 인적분할안이 공론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주가 관점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에 가장 긍정적인 이슈라는 판단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내 대부분의 인적분할 사례에서 자사주 보유량이 많을수록 분할 전 대비 분할 후 합산 시가총액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은 보유 삼성전자 지분의 가치상승이 예상된다고 했다. 또 이후 전자홀딩스와 합병시 그룹 브랜드로열티 수취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봤다. 삼성그룹의 연결 매출은 약 300조원이고, 0.2~0.5% 수준의 브랜드로열티 수취를 감안하면 적어도 10조원 이상이란 추정이다.

삼성전자 인적분할 이슈의 관심은 시기적으로 올 하반기와 내년 하반기에 정점이 될 것으로 봤다. 외국인 주주의 주총 소집 가능성과 내년 상반기 정기주총, 2017년 하반기에 대통령 선거 등을 고려한 것이다.
엘리엇이 제안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엘리엇이 제안한 삼성그룹 지배구조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