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주 '빛과 그늘'
주요 화장품주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면세점 매출 비중이 큰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지부진한 반면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중국 직수출 비중이 큰 업체들은 힘을 받고 있다.

◆주가 발목 잡는 ‘면세점 리스크’

7일 아모레퍼시픽은 전날보다 5.64% 내린 35만9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생활건강은 5.41% 하락했다. 지난 7월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으로 주가가 급락한 이후 좀처럼 반등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다.

‘면세점 리스크’가 이들 업체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8월 관세청이 면세점에서 살 수 있는 화장품 수를 1인당 50개로 제한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면세점 매출 비중은 각각 40%대와 30%대에 달한다. 이선화 흥국증권 연구원은 “면세점 구매 제한 조치로 3분기 면세점 매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면세점 화장품 시장이 급속도로 커온 만큼 성장 정체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2010~2016년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연평균 30% 늘었지만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면세점 매출은 60%대로 증가했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중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한 면세점 매출이 화장품 업종의 주가를 견인했다”며 “앞으론 면세점이 아니라 중국 현지 수출이 더 중요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등 기회 노리는 직수출 업체

면세점주와 달리 중국 직수출 비중이 높은 업체에 대한 기대는 커지고 있다.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와 한국콜마가 대표적이다.

코스맥스는 8월 이후 8.13%, 한국콜마는 1.62% 올랐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색조 화장품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아모레G는 같은 기간 8.56% 상승했다. 4~8월 한국 기초화장품의 대중국 수출금액은 전년 대비 48%, 색조화장품은 54% 늘었다.

중국 정부가 지난 1일 내수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현행 30%인 일반화장품 소비세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들 업체에 호재라는 분석이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면세점과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중국에 영업점을 낸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화장품산업 성장동력은 해외 현지사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복합쇼핑몰 구매 형태의 소비패턴이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쇼핑몰 입점이 쉬운 ‘원 브랜드(하나의 화장품 브랜드가 직접 판매점을 운영하는 형식)’ 업체가 주목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1400개가 넘는 중국 현지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리는 에이블씨엔씨와 중국 내수 전용 브랜드를 개발하고 있는 잇츠스킨 등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