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6일 오후 1시57분

최근 유동성 부족 우려가 불거진 대한항공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다음달 20일 만기가 돌아오는 700억원어치 회사채 상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7일 500억원 규모의 1년6개월 만기 회사채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할 예정이다. 채권 금리는 연 4.4%다.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다.

대한항공은 자회사인 한진해운 자금 지원으로 나빠진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달 말 3억달러(약 330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추진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별도 기준)은 1109%다. 영구채는 명목상 만기가 있는 채권이지만 발행 기업이 계속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된다.

그러나 영구채 발행을 앞두고 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서 투자자들이 ‘앞으로도 한진해운 지원을 계속할 수 있다’는 이유로 예상보다 높은 채권 금리를 요구하자 발행을 보류했다. 영구채 발행이 무산되면서 대한항공이 연내 부채비율을 1000% 밑으로 떨어뜨리려던 계획도 차질을 빚게 됐다. 대한항공의 미상환 회사채 중 약 1조2800억원어치는 부채비율이 1000%를 넘으면 즉시 변제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한 신용평가회사 관계자는 “1조2800억원어치 회사채 투자자들이 즉시 변제를 요구하면 다른 채권도 덩달아 부도 처리되기 때문에 유동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