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0월4일 오후 2시41분

국내 최대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업체 삼성바이오로직스(사진)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최대 2조2500억원가량을 공모한다. 앞서 공모 규모를 2조~2조4500억원으로 정한 두산밥캣과 역대 2위 자리를 다투게 됐다. 1위는 2010년 상장한 삼성생명(4조8881억원)이다.

◆상장 주식의 25% 공모

[마켓인사이트]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 2조2500억원 공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삼성그룹의 바이오 계열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스위스 로슈, 미국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 등 글로벌 제약사와 계약을 맺고 의약품을 위탁생산한다. 스위스 론자(연 24만L),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1만L)에 이어 세계 3위 규모(18만L)의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체 상장 주식(6616만5000주)의 25%인 1654만1302주를 공모한다. 이 중 66%가량(1102만7558주)은 신주를 발행하고 나머지는 기존 주주인 삼성전자가 가지고 있던 지분을 매각(구주매출)할 예정이다.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은 지분을 내놓지 않는다.

[마켓인사이트] 삼성바이오로직스, 최대 2조2500억원 공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희망 공모가 범위는 주당 11만3000~13만6000원. CMO 부문은 스위스 론자를, 바이오시밀러 부문은 국내 기업인 셀트리온과 미국 코히러스바이오사이언시스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해 공모가를 산정했다.

공모가 범위를 바탕으로 추산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공모 규모는 1조8691억~2조2496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7조4700억~9조원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기준 28위인 고려아연(약 9조원)과 맞먹는 규모다.

◆다음달 2~3일 청약

삼성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으로 최대 7500억원가량을 조달하게 된다. 국내 증권회사 바이오담당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조달한 자금으로 삼성물산 등 다른 계열사 지분을 사들일 가능성도 거론된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는 최대 1조5000억원가량이 들어온다. 회사는 이 돈의 절반 이상을 신규 공장을 짓는 데 쓸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1월 착공한 3공장(18만L)에 이어 4·5공장을 추가로 세우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압도적인 글로벌 1위 업체가 되겠다는 목표에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다음달 2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일반투자자에게 공모 주식 가운데 20%인 330만여주를 배정했다. 이 회사는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을 거쳐 28일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이, 공동 주관사는 NH투자증권 JP모간 크레디트스위스가 맡았다.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KB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는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일반투자자는 국내 증권사에서 공모주를 청약할 수 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