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셀의 면역세포치료제가 뇌종양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을 1.5배 연장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은 종양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온코타겟' 온라인판에 '한국인에서 새로 진단된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요법과 사이토카인 유도 살해세포에 의한 면역치료 병용요법에 대한 제 3상 무작위 임상시험'이라는 제목으로 논문이 게재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뇌종양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만든 면역세포치료제를 표준요법과 함께 투여하면 중대한 부작용 없이 뇌종양 환자의 무진행 생존기간이 1.5배, 질환조절효과가 3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IK 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의 병용요법에 대한 무작위 배정 제3상 임상연구는 세계적으로 발표된 바가 없다.

이번 임상에는 한양대학교구리병원의 신경외과 김충현 교수팀과 7개 기관, 총11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이 연구는 2008년12월부터 2012년10월까지 연구 기준에 부합되는 총 180명의 교모세포종(뇌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91명은 수술적 절제 후 표준요법과 녹십자셀의 '이뮨셀-엘씨'를 36주간 총 14회 투여했다. 대조군 89명은 수술적 절제 후 표준요법만 시행했다. 이를 통해 치료효과와 안정성 등을 비교했다.

교모세포종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원발성 악성 뇌종양으로 수술 후 테모졸로마이드와 방사선 치료를 하는 것이 표준요법이다. 이를 시행해도 평균 14.6개월밖에 생존하지 못한다.

이번 연구결과 1차 목적인 평균 무병생존기간(종양이 진행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이 대조군에서는 5.4개월이었으나 치료군에서는 8.1개월로 약1.5배 연장됐다. 평균 생존기간은 치료군과 대조군에서 각각 22.5개월과 16.9개월로 평가됐으나 통계학적 차이는 없었다. 또 치료군과 대조군간에 중대한 부작용의 발생에도 차이가 없었다.

질병조절효과(DCR)에서는 이뮨셀-엘씨 치료군이 82.4%로, 대조군의 63.4%보다 높았다.

김충현 교수는 "교모세포종은 신체 다른 장기의 종양에 비해 월등히 그 빈도가 적어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단기간에 임상시험하기가 어렵다"며 "특히 CIK 세포를 이용한 면역세포치료의 병용요법에 대한 무작위 배정 임상연구는 세계적으로 발표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2006년부터 이번 연구를 준비했따. 녹십자셀의 대규모 임상연구 시험비의 후원으로, 약 2년에 걸친 연구계획서 작성과 승인 후 이번 연구를 2008년12월부터 진행했다.

한상흥 녹십자셀 대표는 "이뮨셀-엘씨가 난치성 질환인 교모세포종에서도 기대한 효과를 거두고 논문을 발표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별로 없는 교모세포종에 대해 국내 기업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 의료계는 물론이고 제약, 바이오산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뮨셀-엘씨의 임상시험 결과 논문 발표은 2014년 췌장암 연구자 임상시험, 2015년 간암 3상 임상시험 결과 국제 소화기학 학술지 'Gastroenterology' 게재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