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칼라일 칼아이칸 등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다시 삼성을 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이들의 공격을 받지 않으려면 평소 주주가치를 높이고, 경영권 방어 계획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정형진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대표는 28일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열린 삼성수요사장단회의에서 ‘글로벌 헤지펀드 트렌드’를 주제로 강연했다. 하버드대(학사)와 브라운대(석·박사)를 나온 정 대표는 1999년 골드만삭스에 입사해 2014년 대표에 올랐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미국 사모펀드 엘리엇의 공격을 받아 홍역을 치렀다. 정 대표는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최근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들의 활동은 경영권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배당을 높이라고 압박하고, 분할 합병 등 기업에 변화가 있을 때는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리 대응 프로세스를 갖춰놓고 위험이 불거졌을 때 프로세스에 따를 필요가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조언이다. 또 쉽게 헤지펀드의 목표가 되지 않도록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 사장들은 헤지펀드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훈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사장)은 “행동주의 펀드를 조심하라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주주친화정책이 중요하다는 수업이었다”고 평가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