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으로 옮겨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약 1조원의 리콜 비용이 예상되는 만큼 3분기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봤다. 다만 반도체 가격 반등을 감안하면 올 4분기에는 다시 개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을 새 제품으로 교환한 소비자는 1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국내 전체 리콜 대상의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삼성전자는 40만대 규모 리콜을 마무리짓고 오는 28일부터 갤럭시노트7 판매를 재개할 예정이다.

이번 리콜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1조원 가량 손실을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리콜 관련 비용은 최대 1조5000억원으로 예측되고 있다"며 "이는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의 4.8%에 해당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는 갤럭시노트7 리콜로 인한 손실을 최소 7000억원에서 최대 1조5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논란이 불거진 뒤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도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에 발화 사례가 처음 공개된 지난달 24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51조9535억원에 영업이익 8조2044억원이었다.

그러나 리콜 결정과 사용 금지 권고 등 논란을 겪은 뒤 컨센서스는 전날 기준 매출액이 51조970억원, 영업이익이 7조6735억원까지 하락했다. 지난달 24일과 비교하면 각각 1.65%, 6.47% 줄어든 것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예기치 못한 갤럭시노트7 리콜로 일회성 비용과 잠재적 기회 손실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가장 큰 실적 변수는 갤럭시노트7 판매량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갤럭시노트7이 리콜 이후에도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4분기 갤럭시노트7 판매량을 기존 대비 150만대 낮은 600만대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당초 하반기 1400만대의 갤럭시노트7 출하를 기대했었다"며 "그러나 리콜 발생으로 출하량을 700만대로 대폭 낮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 4분기에는 삼성전자가 다시금 실적 개선세를 나타낼 것이란 분석이다.

이순학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4분기 다시 실적 개선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D램과 낸드(NAND) 플래시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반도체 부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D램(DDR3 4Gb) 평균 가격은 1.38달러로 전달 대비 2.99% 상승했다. 지난 7월 7.2%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다.

그는 다만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관련 불확실성에서 확실하게 벗어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