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美 '금리' 태풍 앞두고 '실적' 먹구름…피난처는
미국발 '금리' 태풍을 앞두고 있는 국내 증시에 기업 실적이 또 다른 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1분기와 2분기 연속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 시즌을 보내면서 3분기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졌지만 최근 예상치 못한 먹구름이 끼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과 한진해운 사태, 원화 강세 등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3분기 기업별로 실적 충격(어닝 쇼크)이 올 수 있다며 이익 모멘텀(상승 동력)이 있는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압축하라고 조언했다.

◆ 갤노트7 리콜 3분기 주요 변수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스피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예상치 평균)는 고점 대비 1.2% 낮아졌다.

올해 상장사 영업이익 추정치는 147조원, 내년은 159조원 수준이지만 여전히 너무 높은 수치라는 게 투자업계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3분기 실적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주요 이슈로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를 꼽는다.

지난 8월말 갤럭시노트7이 배터리 충전 중 폭발했다는 사례가 보고된 이후 인터넷을 통해 유사한 사례들이 공개됐다. 이후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공급을 중단하고 배터리 결함으로 전량 '리콜'을 발표했다.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현재 8월말 대비 5000억원 가량 하향 조정됐다. 투자업계에서는 리콜에 따른 비용이 최소 6000억원에서 최대 1조5000억원까지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 실적 전망치 하향은 아직까지 컨센서스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추가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스피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한다"며 "이를 감안하면 이번 리콜 사태는 코스피 전체 이익 모멘텀을 방해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 한진발 물류대란…비용 증가 우려

국내 1위 컨테이너 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물류 대란 우려가 불거진 점도 실적 시즌 분위기를 어둡게 하고 있다.

최근 컨테이너 운임이 상승한 상황에서 한진해운 사태가 겹치면서 수출 위주의 코스피 상장사는 비용 증가를 걱정해야 할 처지다.

와이즈에프엔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운반비 비중은 매출과 영업이익 대비 1.2%, 18.2% 수준에 달한다. 수출 금액 중에서 항만을 이용하는 비중은 73%로 높다.

계속되고 있는 원화 강세도 상장사들에게는 부담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090원선을 힘겹게 지키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등락률이 -8.4%에 달할만큼 원화 강세가 급격하게 진행됐다.

결국 갤럭시노트7 리콜과 한진해운 사태, 원화 강세 등을 고려하면 3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비용 증가를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염동찬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상장사의 이익 추정치는 추가 하향 조정될 수도 있다"며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은 시장에 좋은 재료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높은 일부 종목으로 투자를 압축하라는 조언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 영업이익이 낮고 3분기 회복하는 경향이 있는 종목을 눈여겨 봐야 한다"며 "과거 사례들을 볼 때 이런 종목의 하반기 성과는 시장을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정재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추세적으로 실적 개선에 돌입했거나 실적 턴어라운드 가능성이 있는 종목이 유리하다"며 화학·조선·기계, 의료·보험 등을 비중 확대군으로 꼽았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