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노트7 배터리 발화 사태로 출렁거리는 삼성전자 주가 전망을 놓고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대표주 삼성전자를 싼값에 매수할 기회라는 낙관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다른 한쪽에선 이번 사태 추이를 지켜보면서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3일 종가 기준 216조3천291억원으로 연중 최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23일(238조9천961억원)보다 22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9개 분기 만에 8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하고서 성장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지난달 18일에는 3년7개월 만에 종전 사상최고가(158만4천원)를 갈아치운 뒤 연일 고점을 높여 지난달 23일 장중 최고가인 169만4천원까지 올랐다.

그러던 중 갤럭시 노트7 배터리 결함 이슈가 터져 2개월여 만에 150만원선 밑으로 떨어지는 등 급락세로 전환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대체로 갤럭시 노트7 이슈로 인한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보고 있다.

도현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과거 도요타 차량의 급발진 사례 등을 보면 삼성전자의 배터리 이슈도 결국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이와 별개로 주주환원정책이 이어지고 실적 호조세도 계속돼 최근의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로 본다"고 말했다.

도 연구원은 "도요타 사례와 달리 인명 사고가 없고 판매 중단이나 벌금, 리콜 시행 등 정부가 기업을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시행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나올 강력 제재 수단이 없다"며 삼성전자 목표주가로 190만원을 유지했다.

이정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최근 주가 하락은 과도하다"며 "글로벌 경쟁업체보다 매력적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내년 2분기 출시될 폴더블폰 등 차세대 스마트폰의 혁신을 주도하는 경쟁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190만원인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수정하지 않았다.

이미 최근의 주가가 갤럭시 노트7 사태와 관련한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수준까지 내렸다는 의견도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갤노트7 판매 중단이라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때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감소폭은 올해 2조1천억원, 내년 2조5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본래 추정치 대비 7% 감소하는 수준으로 최근 급락한 주가에 이미 반영됐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어디에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 이익 감소보다 갤노트7에서 추가 문제가 발생할 때 생길 수 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자체에 대한 신뢰도 하락과 장기 판매 부진이 더 큰 리스크"라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추가 문제 발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짧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주가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반등할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번 이슈가 3분기 실적뿐만 아니라 4분기 영업이익에도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월 말 8조3천100억원에서 현재 7조7천700억원으로 하향 조정된 상태"라며 "앞으로 4분기 영업이익 하향 조정에 대한 우려감이 생길 수 있어 갤노트7 사태는 일회성 이벤트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