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오디오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 기준이 ‘눈’에서 ‘귀’로 이동하면서다.

현대증권은 13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이전까지 고급 자동차 브랜드에만 채택되던 명품 오디오가 최근 들어 대중적 양산차와 중소형차에 탑재되는 비중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아자동차가 내놓은 신형K7의 고객들의 옵션별 계약 비중을 분석한 결과 고객들은 헤드업 디스플레이 다음으로 ‘크렐사운드’를 많이 선택했다. 기아차 K7에 탑재된 크렐은 미국 홈오디오 시장의 고급 브랜드로 높은 품질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임권 연구원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오디오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고급화 전략을 구사하면서 명품 오디오를 채택하고 있다. 특히 애플, 삼성에 뒤처져있는 중위권 후발 스마트폰 제조사들과 오디오업체들의 협업이 활발하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V20에서 뱅앤올룹슨과 협력해 오디오 성능을 대폭 강화했다. 화웨이 노바는 입체 사운드를 구현하는 음향기술인 DTS의 헤드폰X가 탑재됐다. ZTE의 액손7은 스마트폰 전면에 스피커 2개를 넣었다.

김 연구원은 “저가모델도 화소, 화질 기술은 하이엔드 수준까지 발전했다”며 “스마트폰 선택 기준이 화질 선명도인 시대는 끝나고 오디오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증강현실, 가상현실 시장이 본격화되면 자동차, 스마트폰 업체의 오디오 전쟁도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