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감사 등으로 회계법인에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늘면서 회계법인들이 쌓아놓는 준비금이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5사업연도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분석’ 내용에 따르면 155개 회계법인이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손해배상 소송 등에 대비해 준비한 재원은 1조3270억원으로 전년보다 9.2%(1113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계법인은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손해배상공동기금, 손해배상책임보험,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삼일PwC가 472억74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딜로이트안진(288억3000만원), 삼정KPMG(274억26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감사업무 부실 등으로 회계법인이 피소돼 종결된 소송은 51건이다. 이 중 15건은 회계법인이 일부 패소나 화해 등으로 모두 54억2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물어줬다. 3월말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은 84건(1924억원 규모)이다. 이 가운데 딜로이트안진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관련 소송을 포함해 28건이 진행 중이며, 소송금액은 750억원에 이른다.

한편 155개 회계법인의 2015 사업연도 매출은 2조46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1%(2253억원) 증가했다. 세무업무에서 13.7%(955억원) 늘었고, 회계감사(674억원) 경영자문(521억원)에서 각각 8.6%와 8.1% 늘었다. 중소형 회계법인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4대 법인(삼일, 안진, 삼정, 한영) 매출 비중은 전체 51.2%(1조2631억원)로 전년도(53.3%)보다 2.1% 포인트 줄어들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